1. 전압, 전류, 저항 (물의 비유) 🌊

전기 회로를 물이 흐르는 파이프 시스템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 전압 (Voltage, $V$): 수압에 해당합니다. 펌프나 물탱크의 높이(위치 에너지)가 물을 밀어내는 힘을 만들 듯이, 전압은 전하(전자)를 밀어내는 전기적인 압력 (전위차)입니다. 단위는 볼트(V)입니다.
  • 전류 (Current, $I$): 파이프를 통해 흐르는 물의 양 (유량)에 해당합니다. 전선이라는 파이프를 통해 실제로 흐르는 전하의 흐름(양)을 의미합니다. 단위는 암페어(A)입니다.
  • 저항 (Resistance, R): 파이프가 좁아지거나 파이프 안에 자갈이 있어 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정도에 해당합니다. 전자가 도체를 통과할 때 원자들과 충돌하며 흐름을 방해받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단위는 옴(\Omega)입니다.

이 세 가지의 관계를 옴의 법칙 (V = IR)이라고 합니다. (전압이 높을수록 전류는 많이 흐르고, 저항이 클수록 전류는 적게 흐릅니다.)


2. 교류(AC)와 직류(DC), 그리고 저항의 차이

  • 직류 (DC, Direct Current): 물이 파이프를 통해 한 방향으로만 계속 흐르는 것과 같습니다. 전압과 전류의 방향(+,- 극성)이 일정한 방식을 말합니다. (예: 배터리, 어댑터)
  • 교류 (AC, Alternating Current): 파이프 안에서 펌프가 물을 앞뒤로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는 것과 같습니다. 전압과 전류의 방향(+,- 극성이 주기적으로 계속 바뀝니다. (예: 가정용 콘센트)

저항에 대한 차이점:

  • 직류(DC)의 저항: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저항(Resistance, $R$)’**만 존재합니다.
  • 교류(AC)의 저항: 교류에서는 ‘저항’의 개념이 더 복잡하며, 이를 **’임피던스(Impedance, $Z$)’**라고 부릅니다. 임피던스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1. 저항 (Resistance, $R$): DC와 동일한 순수 저항입니다.
    2. 리액턴스 (Reactance, $X$): 교류의 변화 자체를 방해하는 성분입니다.
      • 코일 (인덕터): 전류의 변화를 싫어합니다. (물이 흐르는 터빈처럼 관성을 가짐)
      • 축전기 (커패시터): 전압의 변화를 싫어합니다. (파이프 중간의 고무 막처럼 물의 흐름은 막지만 진동은 전달함)

결론적으로, AC에서의 저항(임피던스)은 주파수(방향이 바뀌는 속도)에 따라 값이 변하며 DC의 저항보다 복잡합니다.


3. 교류(AC)에 대한 설명

교류(AC)는 ‘Alternating Current’의 약자로, 전류와 전압의 크기와 방향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전기를 의미합니다.

  • 주파수 (Frequency): 1초에 방향이 몇 번이나 바뀌는지를 나타내며, 단위는 헤르츠(Hz)입니다. (예: 한국, 미국 60Hz / 유럽 50Hz) 60Hz는 1초에 60번의 사이클(방향이 +,-로 한 번, -,+로 한 번)이 반복됨을 의미합니다.
  • 파형 (Waveform): 시간에 따른 전압/전류의 변화를 그래프로 그린 것. 가장 일반적인 형태가 부드러운 곡선인 사인파(Sine Wave)입니다.
  • 장점: 변압기(Transformer)를 통해 전압을 매우 쉽게 높이거나(승압) 낮출(강압) 수 있습니다. 이는 7번 항목에서 설명할 원거리 송전에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4. 전기를 처음 만들 때 교류로 만들어지는 이유

전기는 ‘전자기 유도’ (Faraday’s Law) 원리를 이용해 만들어집니다. 발전기는 거대한 자석코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 터빈(수력, 화력, 원자력 등)이 자석을 코일 근처에서 회전시킵니다.
  2. 코일은 자석의 N극이 가까워질 때와 S극이 가까워질 때, 서로 반대 방향의 전압(전기적 압력)이 유도됩니다.
  3. 회전 운동(Rotation) 자체가 자연스럽게 (+)방향과 (-)방향을 왕복하는 전압, 즉 교류(AC)를 생성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안정적인 고출력 직류(DC)를 만드는 것은 기계적으로 매우 복잡하고(정류자 필요) 비효율적입니다.simple AC generator diagram 이미지


5. 교류 전원이 노이즈에 취약한 이유

여기서 노이즈(Noise)란, 원래의 깨끗한 60Hz 전력 신호 외에 원치 않는 모든 전기 신호(고주파 등)를 의미합니다.

  • 긴 전선은 안테나: 발전소에서 가정까지 이어지는 수십~수백 km의 전력선은 거대한 안테나처럼 작동합니다. 이 안테나가 공기 중의 각종 전파, 낙뢰, 주변 공장의 기기 작동 등에서 발생하는 전자기 간섭(EMI)을 그대로 흡수(수신)합니다.
  • 신호의 중첩: AC 전력 자체가 60Hz라는 ‘신호’이기 때문에, 이 신호 위에 다른 주파수의 노이즈 신호들이 쉽게 섞여(중첩되어) 들어올 수 있습니다.

6. 노이즈 필터 및 EMI 필터의 역할 (전력 “강화”? X -> 안정화! O)

질문에서 “강화”라고 하셨지만, 이는 잘못된 표현일 수 있습니다. 필터는 전압이나 전류를 높이는(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노이즈를 “제거”하여 전력을 깨끗하게 만들고 “안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EMI(Electro-Magnetic Interference) 필터는 주로 인덕터(L)와 커패시터(C)의 조합으로 만들어집니다.

  • 인덕터 (코일): 전선과 직렬로 연결됩니다. 인덕터는 ‘빠른 변화(고주파 노이즈)’에 대해 높은 저항(임피던스)을 가집니다. 즉, 노이즈가 통과하기 어려운 장벽 역할을 합니다. (느린 60Hz 신호는 잘 통과시킴)
  • 커패시터 (축전기): 전력선 사이(혹은 전력선-접지)에 병렬로 연결됩니다. 커패시터는 ‘빠른 변화(고주파 노이즈)’에 대해 매우 낮은 저항(임피던스)을 가집니다. 즉, 노이즈가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우회로(배수구) 역할을 하여 노이즈를 접지 등으로 빼버립니다.

결과적으로, 이 필터를 통과한 교류 전원은 60Hz의 순수한 성분만 남고 고주파 노이즈는 걸러지게 되어, 전자 기기가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게 됩니다.


7. 교류의 원거리 송전 (승압과 강압)

전력 손실은 주로 전선 자체의 저항(R) 때문에 발생하며, 이 손실(열)은 P_loss = I^2 R (전류의 제곱 x 저항) 공식을 따릅니다.

즉, 전력 손실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류(I)를 낮추는 것입니다.

이때 AC의 최대 장점인 변압기가 사용됩니다. (전력 P = V x I )

  1. 발전소 (승압): 발전소에서 만든 전력(예: 20,000V)을 변압기를 이용해 초고전압(예: 765,000V)으로 승압합니다.
  2. 효과: 동일한 전력(P)을 보내기 위해 전압(V)이 수십 배 높아지면, 전류(I)는 수십 배 낮아집니다.
  3. 송전: 이 ‘낮은 전류’가 송전탑을 통해 이동합니다. 전류(I)가 매우 낮으므로, I^2R에 의한 전력 손실이 최소화됩니다.
  4. 가정 (강압): 가정에 가까워질수록 여러 단계의 변전소(변압기)를 거쳐 22,900V -> 220V 등으로 강압되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전압이 됩니다. (이때 전류는 다시 높아집니다.)

8. 직류를 사용하는 이유

교류가 송전에 유리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첨단’ 장비들은 직류(DC)가 없으면 작동하지 못합니다.

  • 반도체 (Semiconductors): 컴퓨터의 CPU, 메모리, 스마트폰의 AP, TV의 영상처리 칩 등 모든 반도체(IC)는 ‘켜짐(1)’과 ‘꺼짐(0)’을 구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방향이 바뀌지 않는 안정적인 기준 전압(DC)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에너지 저장 (Batteries): 모든 종류의 배터리는 화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저장하며, 이는 본질적으로 일정한 전압을 내보내는 직류 전원입니다.
  • 정밀 제어: 로봇, 전기차 모터, 서버 팬 등 속도나 힘을 정밀하게 제어해야 하는 경우, DC 모터가 제어하기 훨씬 용이합니다.

9. 직류가 극성을 가지는 이유

극성((+)와 (-))은 전압의 **’방향’**을 의미합니다.

직류(DC)의 정의 자체가 “Direct Current”, 즉 전류가 ‘직접적으로(한 방향으로만)’ 흐른다는 뜻입니다. 전류는 항상 전위(전압)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이 방향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DC 전원과 부품은 항상 (+)극과 (-)극이 정해져 있습니다. 만약 이 극성을 반대로 연결하면, 전류가 역방향으로 흘러 다이오드, 전해 커패시터, IC 등이 즉시 손상될 수 있습니다. (교류는 어차피 방향이 계속 바뀌므로 콘센트를 어느 방향으로 꽂아도 상관없는 것과 대비됩니다.)


10. 직류가 노이즈에 교류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이유

이것은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하지만 ‘전자회로 기판 내부’라는 환경으로 한정하면, DC가 AC보다 노이즈 관리가 수월한 면이 있습니다.

  • 안정된 기준: AC는 60Hz의 파형 자체가 신호입니다. 노이즈는 이 파형을 ‘찌그러뜨립니다’. 반면 DC는 5V면 5V, 12V면 12V의 평탄한 직선이 기준입니다. 이 기준에서 튀거나(Spike) 내려가는(Dip) 모든 것이 ‘노이즈’로 명확히 구분됩니다.
  • 디커플링 (Decoupling): DC를 사용하는 IC칩 바로 옆에는 ‘디커플링 커패시터’라는 작은 부품이 항상 붙어있습니다. 이 커패시터는 ‘순간적인 소형 배터리’처럼 작동합니다. 전원에서 노이즈가 발생해 순간적으로 전압이 떨어지려 할 때, 이 커패시터가 즉시 방전하여 IC에 안정적인 전압을 “채워줍니다.”
  • 짧은 경로: AC처럼 수십 km를 이동하지 않고, 기판 내의 짧은 경로를 이동하므로 외부 EMI에 노출될 기회가 적습니다.

11. 직류가 기판(PCB)이 들어있는 장비에서 사용되는 이유

8번 항목(직류를 사용하는 이유)과 직결됩니다.

모든 ‘스마트’ 장비의 핵심은 PCB(Printed Circuit Board, 인쇄 회로 기판)이며, 이 기판 위에는 수많은 반도체(IC) 부품 (CPU, 메모리, 컨트롤러 등)이 실장됩니다.

이 반도체들은 논리(Logic) 연산을 수행합니다. 즉, ‘참(1)’과 ‘거짓(0)’을 판별해야 합니다.

  • 예를 들어, 5V DC를 사용하는 시스템에서는 5V에 가까운 전압은 ‘1’로, 0V에 가까운 전압은 ‘0’으로 인식합니다.
  • 만약 여기에 AC(교류)를 공급하면, 전압이 +5V… 0V… -5V… 0V… 를 1초에 120번이나 왕복합니다. 칩 입장에서는 0과 1이 무엇인지 기준을 잡을 수 없어 아무런 동작도 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모든 전자 장비는 반드시 ‘전원 공급 장치'(PSU, Power Supply Unit) 또는 ‘어댑터’를 내장합니다. 이 장치의 유일한 임무는 벽에서 들어오는 AC 220V를 장비가 필요한 안정적인 DC (예: 12V, 5V, 3.3V)로 변환(정류, 평활, 레귤레이션)해주는 것입니다.


12. 교류(AC) vs 직류(DC) 비교 요약

비교 항목교류 (AC)직류 (DC)
관리/안전– (인체) 같은 전압이면 DC보다 위험 (심실세동 유발). – (설비) 0V 지점이 있어 차단기(Breaker)로 아크(Arc) 차단이 쉬움.– (인체) 고전압은 마찬가지로 매우 위험. – (설비) 전압이 0V가 되지 않아 아크(Arc)가 한번 발생하면 끄기 매우 어려움. (화재 위험) 더 비싸고 특수한 차단기 필요.
효율(송전 효율) 압도적 승리. – 변압기(Transformer)를 이용한 초고압 승압/강압이 매우 쉽고 효율(99%+)이 높아 원거리 송전에 필수.(사용 효율) 승리. – 모든 전자기기는 DC를 사용. AC->DC 변환 시 항상 손실(열) 발생. – (예: 데이터센터, 태양광)
주요 사용처발전 및 송전: 전체 전력망 – 가정: 벽면 콘센트, (모터/열선 등) 단순 기기 (선풍기, 믹서기, 백열전구, 히터)모든 전자기기: 컴퓨터, 스마트폰, TV, LED 조명 – 에너지 저장: 배터리 (노트북, 스마트폰, 전기차) – 특수 산업: 데이터센터 내부, 태양광 발전, 정밀 제어(로봇)